시낭송행복플러스 2019. 7. 10. 23:26


군자란/이서윤


        5호선  23   서대문 방화 2-4 정면
        6호선  12   동묘앞 봉화산 5-4 정면
        3호선  13   충무로 수서 6-4 정면





군자란


이서윤(2017 시민공모작)

베란다 한쪽으로 밀어둔

묵은 화분

어둠을 몇 겹 껴입고 서 있더니

꽃샘바람 머문 자리

새들이 발자국을 내지 않은

첫 새벽 꽃봉오리를 활짝 밀어냈습니다

주변에 서 있던 어둠 소스라쳐 물러납니다

저 꽃의 이름은 모진 기다림과 외로움

서로 손잡고 피어난 꽃 한 송이

흩어지지 말라고,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잘 견디라는 아버지 말씀이

오늘 아침 첫 새벽에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