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괄호의 비밀/김계영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7. 15. 09:57
괄호의 비밀
김계영
어떤 것이 항상 부족하지요
보충할 말이 없어 답답할 때
다 채우지 못해 조바심으로 심란할 때
멍청이처럼 속으로만 끙끙거리다가
몇 마디 덧붙이고 싶다는 건데
적어도 친절한 마음 이해하시겠어요
깔깔깔 웃는 것은
울음을 보이기 싫어하는 괄호의 습관
어떤 너저분한 느낌은 쟁강쟁강하지요
괄호로 묶은 말
차라리 없는 게 편해요
굳이 액세서리가 없어도 튀는 멋쟁이가
진짜 괄호가 아니겠어요
—시집『시간의 무늬』(시산맥 20177)
김계영 / 전북 전주 출생. 1998년 계간 《포스트모던》으로 등단. 2012년부터 <시산맥>에서 작품 활동. 전주 MBC 아나운서. 시집『시간의 무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