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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추석시, 만삭의 달/이서윤 본문

[명시산책]/이서윤 시낭송모음

추석시, 만삭의 달/이서윤

시낭송행복플러스 2020. 9. 30. 13:25

 

추석시, 만삭의 달/ 이서윤

 

 

어머니,

오늘은 무궁화 열차를 탑니다

네 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고향을

가슴에 품고 갑니다

창밖에 펼쳐진 들녘의 샛노란 곡식들이

잘 살았느냐고 안부를 묻기도 하고

대추알 같이 잘 여문 인정을

내 무릎에 놓아주기도 합니다

 

마당가에는 가지마다 붉게

가을이 익어가겠지요

꿈많은 소녀가 걷던 코스모스 길과

동무들이 뛰어놀던 학교 운동장에도

어머니 마음처럼 만삭의

달이 떠오르겠지요

하얀 쌀가루로 송편을 빚으시고

정화수 한 사발에 달을 띄워

가족의 평안을 빌어주신 어머니

 

모처럼,

어머니 치마폭에 둘러 앉아

둥근 송편을 빚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