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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본문
[한국현대대표시]
상한 영혼을 위하여/ 시 고정희, 시낭송 이서윤/이서윤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고정희 시인 (1948-1991) 전남 해남군 출생.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했으며, 1975년 〈현대시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전남일보〉 기자, 광주 YWCA 대학생부 간사, 크리스찬아카데미 출판부 책임간사. 가정법률상담소 출판부장, 〈여성신문〉 주간 등으로 활동했다.<여성신문> 초대 편집 주간. 대표작으로 <초혼제>, <지리산의 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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