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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낙과/ 이덕규 본문
낙과
이덕규
떨어진 푸른 토마토를 주워다가
책상 끝에 올려놓았는데
며칠 사이에
붉은색으로 변했다
몇 번의
눈길을 준 것뿐인데
익지 않은 풋것의
시고 아린 맛에 대해
생각했을 뿐인데
더군다나 풋내기인 그에게
깊고 은밀한
연애에 대하여 말한 적은
더더욱 없는데
그는 언제 온몸의
핏줄에 비상등을 켜고 뒤늦게
그 푸르른 들판을 달려
저 붉디붉은
심경의 벼랑 끝에 섰을까
—《포지션》2017년 여름호
이덕규 / 1961년 경기 화성 출생. 1998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밥그릇 경전』『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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