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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정호승시인 (4)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한국현대대표시] 시낭송 이서윤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2021 정호승시인/(1950~) 대구에서 출생.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1972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석굴암을 오르는 영희', 1973년에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문단 데뷔.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
[한국현대대표시] 시낭송 이서윤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 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 당선소감 시 괜히 글 쓰고, 괜히 혼자 여행하고… 괜히 그랬다 싶은 일들이 시가 됐다 채윤희 씨당선 연락을 받았다. “엄마!” 비명을 지르며 따뜻한 품을 끌어안았다. 엉엉 울기에 이상적인 순간이었고 거의 그럴 뻔했다. 그러나 끓는 물에 들어간 지 10분을 훌쩍 넘긴 파스타를 걱정하는 마음이 울컥 치미는 마음을 기어코 짓눌렀다. 퉁퉁 불어버린 파스타를 소스가 담긴 팬으로 옮겨 담았다. “어휴, 비명이 들리기에 사실 벌레가 나온 줄 알았다.”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우가 그릇마다 세 마리씩 배분되었는지 살폈다. 지금 새우가 문제인가. 그러나 새우가 문제이기는 했다. 내가 네 마리를 먹으면 누군가는 두 마리를 먹게 될 테니까. 회심의 파스타였는데..
〈왜소행성 134340〉* 우주는 조금씩 부풀고 있고 우리는 같은 간격으로 서로 멀어지고 있어요 사방이 우주만큼 트여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일 좌표만 같은 비율로 커지는 세계에서 시간만이 변수라고 한다면 아득한 게 쓸쓸한 일이 되고 맙니다 다시 올 것 같지 않게 멀어지다가 어느 계절엔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오는 별을 찌그러진 궤도를 가진 별을 사람들은 무리에서 내쫓았습니다 이로써 우리 행성계는 완벽하게 끼리끼리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공전 주기를 늦추고 싶은 사람들은 서둘러 여행을 떠나지만 매진 행렬이 더 빠르게 이어지고 출발을 위한 서류는 늘어납니다 서류가 늘어날수록 안심하는 사람들을 위해 늘 거기 여기의 세계에서 서류는 잠식하는 불안처럼 불어납니다 모든 항의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답변이 준비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