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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혼자 사는 집 (1)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혼자 사는 집/강성은
혼자 사는 집 강성은 여름이 되자 이웃의 누군가 우리 집 마당 한 귀퉁이 바다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해도 되겠냐고 그러라고 했더니 다음 날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평상을 펴고 수영복을 입고 모래찜질을 하고 마당이 자꾸 넓어지는 것 같고 아는 동생이 거기서 음료를 팔아도 되겠냐고 하고 그러고 보니 바다가 너무 가까이 있고 여름을 닫고 싶어 나는 대문을 잠가버릴까 하고 커다란 자물쇠를 사 왔는데 문에 걸지를 못하고 이 집의 주인은 나인데 여름의 주인은 아닌 것 같고 바다가 내 집을 통과해야 나온다는 걸 미처 모르고 있었다 바다는 계속 그곳에 있는데 미처 모르고 있었다 겨울이 얼마나 긴지 바다가 얼마나 사나운지 아무도 없는 겨울 바다를 나 혼자 보고 있다 ⸻계간 《창작과비평》 2020년 여름호 ---------..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20. 6. 23.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