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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김상혁 본문
김상혁의 「마가목」 감상 / 장석주
마가목
김상혁
가을 동안 마가목 열매를 충분히 모았다면 십일월엔 술을 담글 수 있다. 유리병에 넣고 석 달을 빛이 들지 않는 곳에 두었다. 한겨울은 내내 흔들려서 아름다운 백색의 풍경일 테고, 십일월 같은 건 얼른 지나가버렸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광경과 마음을 잘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발로 나무를 차던 시절이 머릿속에서 하루씩 더 단단해지고, 어두운 유리병이 조금씩 더 붉어지고, 마가목의 날카로운 잎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물에 가라앉아 있는 십일월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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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은 하얀 꽃이 피고, 가을에 달리는 열매는 붉고 탐스럽다.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거실에 마가목 열매를 넣고 독주를 채운 유리병이 있다. 밖은 눈 쌓여 아름다운 백색의 풍경일 테고, 실내에는 마가목 열매로 담근 술이 붉은빛으로 숙성 중이다. 붉은 열매로 담근 술이 익는 동안 “나무를 차던 시절”은 “머릿속에서 하루씩 더 단단해”진다. 나이테가 생기듯 우리는 겨울을 날 때마다 나이를 먹는다. 춥고 스산한 시절이 빨리 지나갔으면, 그리고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조바심을 치는 소년의 모습이 얼핏 비친다.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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