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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사람의 힘으로 끊어낼 수 없다는 말/김지녀 본문
사람의 힘으로 끊어낼 수 없다는 말
김지녀
바게트 빵처럼 우리가 잘 잘라지지 않아서
당신이 빵칼을 집어던졌던 날
조그만 일에도
당신은 범선의 충각처럼 돌출된다
동그란 케이크에 꽂힌 수많은 초들이 다 녹을 때까지
내 속살이 오래된 빵만큼 딱딱해졌을 때까지
나는 어둠을 밝힐 수 없었다
휴지처럼 구겨져서 던져져 있었다
빵칼로 나는 청포묵을 잘랐다
두부를 잘랐다
고기는 잘 잘라지지 않아서 칼자국이 지저분했다
우리의 이야기가 고깃덩어리처럼
핏물을 흘리며 말라가던 밤
악연은 사람의 힘으로 끊어낼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던 날
당신가 내가 헝클어져서
이젠 풀어낼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다는 것
표류가 시작되었다는 것
질긴 건 빵이 아니라
당신의 너울
나의 곁눈질
핏물조차 나오지 않을 만큼 메마른 날씨
아이가 태어난 날
아직 말을 잘 못하는 아이 앞에서 당신과 내가
폭죽처럼 할 말 못할 말 다 터트렸던 날
촛불 앞에서 당신과 내가 어른거리다 사라졌다
촛불 끄는 일을 재밌어하는 아이를 사이에 두고
당신과 나는
서로 다른 노래를 불렀다
ㅡ 시 전문 계간지 《발견》 2017년 겨울호
김지녀 / 1978년 경기도 양평 출생. 2007년《세계의 문힉》으로 등단. 시집『시소의 감정』『양들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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