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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설날 아침에/ 김종길 본문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김종길/ 1926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1958년부터 1992년까지 고려대학교 영문과 교수 및 문과대학장을 역임하였고, 1988년에는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다. 현재 고려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며, <목월문학상><인촌문학상><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저서로는 시집 『성탄제』『하회에서』『황사현상』『달맞이꽃』『해가 많이 짧아졌다』와 시론집 『시론』『진실과 언어』『시에 대하여』『시와 시인들』 등이 있다
▷김종길 시인님의 〈설날 아침에〉시는 새해가 다가올 때면 더욱 애송하는 시다. 또 한 살 먹는구나 지난해의 아쉬움속에
해가 거듭될 수록 시적 느낌은 다르다. 어느해 시낭송대회 때였다. 김종길 시인님께서 심사에 참여하셨고 상장을 직접 수여해주셨다. 그래서 일까...올해도 '한살 나이를 더한 만큼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는 시인님의 인자하신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설날 아침에/시 김종길, 시낭송/이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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