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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훈민정음/ 오세영 본문
아아, 훈민정음
오세영
언어는 원래 신령스러워
언어가 아니고선 신神을 부를 수 없고
언어가 아니고선 영원永遠을 알 수 없고,
언어가 아니고선
생명을 감동시킬 수 없나니
태초에 이 세상은
말씀으로 지으심을 입었다 하나니라.
그러나 이 땅, 그 수많은 종족의 수많은
언어들 가운데 과연
그 어떤 것이 신의 부름을 입었을 손가.
마땅히 그는 한국어일지니
동방에서
이
세상 최초로 뜨는 해와 지는 해의
그 음양陰陽의 도가 한 가지로 어울렸기 때문이니라.
아, 한국어,
그대가 하늘을 부르면 하늘이 되고,
그대가 땅을 부르면 땅이,
인간을 부르면 인간이 되었도다.
그래서 어여쁜 그 후손들은
하늘과
땅과
인간의 이치를 터득해
‘·’, ‘ㅡ’,‘ㅣ’ 세 글자로 모음 11자를 만들었고
천지조화天地造化, 오행운수五行運數, 그 성性과 정情을 깨우쳐
아牙,설舌, 순脣, 치齒, 후喉
5종의 자음, 17자를 만들었나니
이 세상 어느 글자가 있어
이 처럼 신과 내통할 수 있으리.
어질고 밝으신 대왕 세종世宗께서는
당신이 지으신 정음正音 28자로
개 짖는 소리, 천둥소리, 심지어는 귀신이 우는
울음소리까지도
적을 수 있다고 하셨으니
참으로 틀린 말이 아니었구나.
좌우상하左右上下를 마음대로 배열하여
천지간 막힘이 없고
자모를 결합시켜 매 음절 하나하나로
우주를 만드는
아아, 우리의 훈민정음.
속인들은 이를 가리켜
이 세계 어느 글자보다도 더 과학적이라고 하나
어찌 그것이 과학에만 머무를 손가.
그대, 하늘을 부르면 하늘이 되고,
땅을 부르면 땅이,
인간을 부르면 인간이 되는
아아, 신령스러운 우리의
한국어,
우리의 훈민정음.
ㅡ『갈필의 서』( 서정시학 2022)
오세영시인/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전남 장성, 전북 전주에서 성장.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졸업, 동대학 문학박사.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미국 버클리대 및 체코 챨스대 방문교수. 아이오아대학교 국제 창작프로그램 참여. 1965-6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시간의 뗏목', '봄은 전쟁처럼', '문열어라 하늘아', '무명연시', '사랑의 저쪽', '바람의 그림자' 등. 학술서로 '20세기 한국시 연구', '상상력과 논리', '우상의 눈물', '한국현대시 분석적 읽기', '문학과 그 이해' 등.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만해상 문학부문 대상, 시협상, 김삿갓문학상, 공초문학상, 녹원문학상, 편운문학상, 불교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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