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식구- 유병록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식구- 유병록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4. 29. 08:34

 

식구

유병록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치 않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잡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번에 먹자니 입 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어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이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유병록 / 1982년 충북 옥천 출생. 고려대 국문과 졸업. 2010년〈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

'아름다운 시편들 > 명시.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나의 어머니- 고정희  (0) 2014.05.09
푸른 무화과 -이화리/소설가  (0) 2014.05.09
100살/ 김기택  (0) 2014.04.22
국토서시 - 조태일  (0) 2014.04.13
동백 - 강기옥  (0) 2014.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