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윤성택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풍경이 있는시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윤성택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6. 15. 10:04

 


 

                                                                                                               이미지-강남 김미경플라워샵에서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윤성택

 

 

 

 

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뎠습니다

들고 있던 화분이 떨어지고

어둡고 침침한 곳에 있었던 뿌리가

흙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내가 그렇게 기억을 엎지르는 동안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내 안 실뿌리처럼

추억이 돋아났습니다

다시 흙을 모아 채워 넣고

손으로 꾹꾹 눌러 주었습니다

그때마다 꽃잎은 말없이 흔들렸습니다

앞으로는 엎지르지 않겠노라고

위태하게 볕 좋은 옥상으로

봄을 옮기지 않겠노라고

원래 있었던 자리가 그대가 있었던 자리였노라

물을 뿌리며 꽃잎을 닦아 내었습니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Ray of Love

 

'아름다운 시편들 > 풍경이 있는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폐사 앞 나무 아래서 - 최혜숙  (0) 2014.07.08
별 문장의 책 - 최혜숙  (0) 2014.07.08
나는 너다 503- 황지우  (0) 2014.06.05
꽃- 김춘수  (0) 2014.05.26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0) 201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