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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채소농사/도종환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풍경이 있는시

어머니의 채소농사/도종환

시낭송행복플러스 2016. 1. 18. 16:13

 

 

 

 

 

                                                                                                    사진-다음카페이미지

 

 

어머니의 채소농사/도종환



한겨울에도 어머니의 손끝에서는 
푸른 싹이 돋는다

반쪼가리 감자가 부엌 모퉁이에서 
흙묻은 손을 내밀고

겨울 햇볕 근처로 모인 미나리들이 
창 밖으로 푸른 줄기를 흔든다

밭고랑에는 턱밑에 얼음이 박힌 흙더미뿐 
살아 있는 것이라곤 없는 

어머니는 정성으로 모아둔 햇볕
목을 축일 물 몇 모금만으로

소한 대한에도 연두빛 손바닥을 펼쳐드는 
채소를 키우신다

살아 있는 것들은 반드시 
살아 있음을 표시한다는 것을

어머니의 손에 닿는 것들은 
이 겨울에도 푸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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