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저녁 / 이서윤
(2016 시민시공모당선작)
라일락꽃이 환해지는
저녁에 쌀을 씻습니다
몽실몽실 부풀어 오를 흰 밥알들
하루를 접고 돌아올 당신을
기다린 적이 언제였는지...
해거름에 달려올 당신을 위해
밥을 안치고 고등어를 굽고
취나물을 데쳐 조물조물 버무립니다
잘 익은 밥 냄새가
지친 하루를 걸치고 올
당신의 어깨를 풀어줄까요
창밖의 라일락 꽃이
가지마다 소복하게
꽃 밥을 차리고 있습니다
언제였을까요
마주 앉아 당신의 마음을 떠먹던 저녁이
이서윤 시인은 시낭송예술인이며 사회공헌활동가,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회장이다. 이 작품은 시화로 제작되어 한국다선문인협회 제1회 시화전이 열리고 있는 고양시 덕양구청 2층 갤러리홀에 2월말까지 전시되고 있다.
조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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