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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밤의 해변에서/ 장석주 본문
밤의 해변에서
—안과 바깥
장석주
안이 웃고 바깥은 운다, 안이 울 때
바깥은 웃겠지.
구름이 땅으로 뚝, 떨어지더라도
여름 언덕에게는 죄가 없어.
죄가 없으니 명랑한 초록이겠지.
바깥은 소란스럽고 안은 고요하다.
바깥은 안의 근심,
바깥은 마음 안으로 서둘러 흘러오지.
바깥은 마음이 되지 못한 채
마음을 감싸겠지, 바깥은 안의 바깥에서 흘러가지.
바깥이 끝내 안이 되지 못할 때
우리는 그것을 연애라고 부르지.
당신은 나의 바깥,
나는 당신의 안,
바깥이 상처라고 말하지 마라!
안은 새싹, 우리가 사랑했던 시절,
당신의 바깥은 나의 안
나의 바깥은 당신의 안.
밤의 해변에서는 누구나 바깥이다,
해변에서 외롭다고 울지 마라.
바깥이 운다, 바깥이 울음을 그치고
옷깃 여미며 움츠리겠지.
—《시와 표현》2017년 7월호
장석주 / 1955년 충남 논산 출생. 1975년 《월간문학》신인상에 시 「심야」가, 1979년 《조선일보》신춘문예에 시 「날아라, 시간의 포충망에 붙잡힌 우울한 몽상이여」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 『햇빛사냥』『일요일과 나쁜 날씨』등 14권. 그밖에 산문집과 인문학 저서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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