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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광합성 없는 나날/ 신현림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8. 11. 09:01



광합성 없는 나날

  

신현림

 

  

달이 달로 보이고,

바람이 바람으로 느껴지고

슬프면 슬프지 않게

햇살 넘치는 삶이 그리워

하루 햇빛 한 시간도 안 되는

끔찍한 반지하 인생

끔찍함마저 끌어안아야 어른이지

울지 않아야 어른인 거지

 

목에 꽉 찬 미세 먼지

어른이라 폼 잡는

인내의 고름 덩이

공장 굴뚝 같은 핏줄에

가득한 슬픈 연기 덩이

 

달이 달로 보이고

구름이 구름으로 느껴지게

햇살 넘치는 하루가 너무나 그리워



   

    — 시집 『반지하 앨리스』(민음사, 2017. 7)



신현림 / 시인, 사진작가. 1961년 경기도 의왕 출생.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반지하 앨리스』. 영상에세이 『신현림의 미술에서 읽은 시』외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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