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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시사사 (4)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눈엽嫩葉/구재기
눈엽嫩葉 구재기 물은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골짜기 작은 물도 바다에 이르는 큰물도 모두 흐른다 삽 한 자루가 길을 돌려놓아도 위에서 아래로 타고난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우듬지의 끝 온기를 가득 품은 바람이 흐른다 된서리에 시달리던 하늘이 검은 구름을 벗기 시작하고 가느스름 열리는 눈길이 탁 트여 눈물지을 만큼 자꾸만 슬퍼져 간다 생각하면 모두가 일어서고 사라져온 것들 매 순간 거듭하면서 흐르고 까마득하다 보면 다시 보이는 것들 나라거나 내 것이라거나 젖어 들다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마구 부추겨지는데 큰 나무 땅속뿌리에도 물 흐름은 여전하고 있는가 완전히 소멸된 경지가 열반에 들어서야 이루어가듯 바야흐로 지상에는, 함초롬히 두 눈 크게 뜨는 눈엽의 세상 —계간 《시사사》 2022년 여름호 ---------..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22. 7. 26. 07:05
벤치/문성해
벤치 문성해 나는 앉아 있었죠 더럽고 낡은 벤치 위에 벤치는 잠깐 머무는 곳 집이 아니므로 나는 어제의 누군가처럼 잠시 앉아 멍하니 호숫가 백조들을 바라보았죠 호수는 이 공원의 가장 깊은 악보 백조는 이 공원의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었으므로 나는 내일 도착할 우편물과 부랑자 ..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17. 11. 22. 18:39
카뮈에게/이명수
카뮈에게 이명수 카뮈는 나에게 여행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두려움이라고 했다 하나, 카뮈는 멀리 여행한 적이 없다 차를 타는 것에 병적인 불안, 공포가 그를 차로 실어 날랐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 이스탄불 블루모스크 광탑(光塔)을 올려다보며 신심이 깊으면 ..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17. 8. 1.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