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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좋은시조 (4)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난초/ 이병기
난초/ 이병기 1 한 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2 새로 난 난초잎을 바람이 휘젓는다 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 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아 산듯한 아침볕이 발 틈에 비쳐들고 난초 향기는 물밀 듯 밀어오다 잠신들 이 곁에 두고 차마 어찌 뜨리아 3 오늘은 온종일 두고 비는 줄줄 나린다 꽃이 지던 난초 다시 한 대 피어나며 고적한 나의 마음을 적이 위로하여라 나도 저를 못 잊거니 저도 나를 따르는지 외로 돌아 앉아 책을 앞에 놓아두고 장장이 넘길 때마다 향을 또한 일어라 4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
아름다운 시편들/명시조. 좋은시조
2021. 4. 16. 23:55
세한도(歲寒圖)를 읽다-용창선
세한도(歲寒圖)를 읽다 용창선 잔기침에 잠 못 들던 풍설(風雪)도 그치고 수런대던 안부들마저 발길 끊은 겨울 아침 차디찬 살을 부비며 먹 가는 소리 듣는다 수척한 바람 하나, 빈 마당을 쓸고 가면 천리 바다 너머인가, 맵고도 시린 목숨 묵선(墨線)에 핏물이 돈다 새살이 돋아난다 쌓이..
아름다운 시편들/명시조. 좋은시조
2015. 2. 8. 11:57
꽃설기 뜸 들다 - 이두의
꽃설기 뜸 들다 이두의 산 그림자 내려앉아 숨 고르는 호숫가에 여문 햇살 겹겹으로 불러들인 우듬지마다 물오른 봉긋한 가슴 사부자기 문을 연다 젖은 시간 아지랑이로 모두 묶어 말아 올리고 가시덤불 요요하게 날아 넘는 찬연한 나비 날갯짓 그 너울 따라 하늘 한끝 흔들린다 너비바..
아름다운 시편들/명시조. 좋은시조
2014. 5. 21.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