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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수상소감 "잠겨 있다고 믿었던 문을 어떻게든 열어보는 일" 2022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 오산하 어떻게 시작하고 끝맺어야 할지 모르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이렇게 써도 되는 거야? 스스로를 끝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곳에서 작은 틈새를 찾아내는 일. 그 사이를 기어코 비집고 들어가려고 애써보는 일. 잠겨 있다고 믿었던 문을 어떻게든 열어보는 일. 작은 시작이 모이고 모여 큰 우리가 된다고 믿습니다. 저의 시를 읽어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나 언어 하나를 던져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모두들 제가 건네는 처음을 꼭꼭 씹어 주기를, 출렁이고 경계를 지우고 명명하고 다시 경계를 지우며 건넨 이야기의 다음과 그 다음을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계속 시를 쓸 수 있게 지탱해준..
엄마는 저렇게 걸어오지 않는다 노혜진 예순두 살에 뽀얀 속살입니다 시야각으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 벗고 만날 수 있고 온몸을 훑고도 괜찮아요 엄마는 때수건과 우유를 손에 들고 옵니다 우리는 깨끗해집니다 두꺼운 발톱과 무좀을 병이라 부릅니다 탕의 수증기는 소리와 이야기를 불러 모읍니다 "그 발톱으로 네일 숍에 왔대" 동료들이 웃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엄마 얘기만 합니다 아빠 얘기만 하는 동료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없니?" 질문은 되돌려집니다 알고도 모르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동료를 엄마라고 불렀습니다 아차 하면서 재채기처럼 웃었습니다 자꾸 새어나오는 웃음만큼 웃음거리들이 쉽게 배어나오는 회사입니다 제가 오늘 재채기를 했던가요 바디 클롄저에서 수영장 냄새가 납니다 미즈노 루리코의 '헨젤과 그레텔의 섬'이..
이불속에 들어오지 못하는 발자국으로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믿을 게 됩니다 눈을 감아도 표현됩니다 한숨과는 다른 표현이 가능합니다 가로등 불빛이 꺼져도 표현됩니다 여보세요, 이렇게 말입니다 발자국은 솔직해서 참 푸릅니다 나를 모른 체하지 않아서 푸르고 오월입니다 오월의 눈밭에서 나는 나의 감정을 믿지만 그리고 걷지만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는 솔직함일 뿐입니다 울 것 같다면 그것은 대상에 대한 마음이 깊지 않기 때문입니다 깊으면 울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옳은 길을 걷고 있다면 울어집니다 미안합니다 말도 못 해보고 아프다면 감정을 잘 따라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길에게도 나이가 있고 길에게도 체력이 있습니다 감정을 잘 따라가면 그 길은 피곤한 길이 됩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런다고 어쩌겠습니까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