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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12월/유강희 본문
유강희의 「12월」 감상 / 안도현
12월
유강희 (1968~ )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부비는 소리가 난다
빈집에 오래 갇혀 있던 맷돌이 눈을 뜬다 외출하고 싶은 기미를 들킨다
먼 하늘에서 흰 귀때기들이 소의 눈망울을 핥듯 서나서나 내려온다
지팡이도 없이 12월의 나무들은 마을 옆에 지팡이처럼 서 있다
가난한 새들은 너무 높이 솟았다가 그대로 꽝꽝 얼어붙어 퍼런 별이 된다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타는 소리가 나고
누구에게나 오래된 슬픔의 빈 솥 하나 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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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가슴으로 왕겨 부비는 소리를 듣는 시인의 귀가 참 맑다. 알곡을 모두 떠나보내고 헛헛하게 껍질만 남은 왕겨는 무슨 생각을 할까. 어느 가난한 아궁이로 들어가 다시 따뜻하게 구들을 덥히게 될 자신의 역할을 짐작할까. 12월에는 그 아궁이의 솥을 비워두지 말 일이다. 물이라도 끓여서 온기를 만들자. 슬픔의 빈 솥이 혼자 있게 내버려두지 말자.
안도현 (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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