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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햇빛 소리/ 한정원 본문
햇빛 소리
한정원
햇빛이 유리를 통과할 때
거미줄 치는 소리가 들린다
피아노 건반이 여든여덟 개밖에 없어서
빛의 소리는 들려줄 수 없다는 말을
그가 왼발 안쪽 발꿈치로 감아 찬 공이
백 개의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갈 때
칸딘스키의 추상화를 보는 것 같다는
그 말을
나는 오늘 세 번 고쳐 썼다
일요일 정오 태양의 냄새에 대해서도
기껏 쉼표를 넣었다가 다시 빼버리는 일,
그늘 아래 차가운 언어를 흔드니
마음의 물집이 눈을 크게 뜬다
모래 언덕에서 비탈진 그늘이 직각으로 기운다
너와 내가 같은 시간에 꽃!
하고 외치면
우주가 터질 것 같아
햇빛이 비자나무 사이로 들어갈 때
산유자나무는 톱니를 키우고
‘좌상귀에서 흑이 준동할 수 있는 침착한 호착’이라고
바둑 두는 남자는 말한다
햇빛 소리는 탁, 탁 아니면 똑, 똑
바둑알이 비자나무에 얹히는 동안
물방울 소리 가득
나무였던 기억으로 시간이 인중에 걸려 있다
너와 나 사이에 흐르고 있는
일인칭과 이인칭의 중간
그 어디쯤에 햇빛이 지평선을 긋고 지나간다
살구나무 아래서 대낮을 쓸어담는 그림자 소리가 길다
ㅡ 계간 《시와 정신》 2017년 겨울호
한정원 / 서울 출생. 1998년 《현대시학》 으로 등단. 시집 『그의 눈빛이 궁금하다』『낮잠 속의 롤러코스터』『마마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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