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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비/ 장석주 본문
봄꽃 진 뒤 여기저기 뒹구는
고막(鼓膜)들. 바람은 빵을
베어 물고 달린다. 너는 청동
의 말과 함께 돌아온다. 너는
가난한 화부(火夫)가 놓친
불의 작은 혀,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기쁨이다. 너는 모래와
금속 알갱이가 아니다. 너는
부드러운 맥박을 가진 양이나
초원에 내리 꽂히는 벼락,
꽃과 꽃 위로 날며 노래하는
백합, 수풀 위에서 빛나는
쓸모없는 금, 아름다운 배[船],
부레, 속삭임, 너는 궁핍과
궤양에서 태어나 한없이
가벼운 눈[雪]의 일생을 산다.
⸺시 전문 계간 《딩아돌하》 202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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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 1955년 충남 논산 출생.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오랫동안』 『몽해항로』 『일요일과 나쁜 날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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