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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비/ 장석주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나비/ 장석주

시낭송행복플러스 2020. 7. 29. 08:21

 

 

봄꽃 진 뒤 여기저기 뒹구는

고막(鼓膜). 바람은 빵을

베어 물고 달린다. 너는 청동

의 말과 함께 돌아온다. 너는

가난한 화부(火夫)가 놓친

불의 작은 혀,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기쁨이다. 너는 모래와

금속 알갱이가 아니다. 너는

부드러운 맥박을 가진 양이나

초원에 내리 꽂히는 벼락,

꽃과 꽃 위로 날며 노래하는

백합, 수풀 위에서 빛나는

쓸모없는 금, 아름다운 배[],

부레, 속삭임, 너는 궁핍과

궤양에서 태어나 한없이

가벼운 눈[]의 일생을 산다.

 

 

시 전문 계간 딩아돌하202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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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 1955년 충남 논산 출생. 1979조선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오랫동안』 『몽해항로』 『일요일과 나쁜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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