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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장미는 얼마나 멀리서 왔는지/ 나희덕 본문
방금 배달된 장미 한 다발
장미는 얼마나 멀리서 왔는지
설마 이 꽃들이 케냐에서부터 온 것은 아니겠지
장미 한 다발은
기나긴 탄소 발자국을 남겼다, 주로 고속도로에
장미를 자르고 다듬던 손목들을 떠나
냉동트럭에 실려 오는 동안
피우고 싶은 욕망을 누르고 누르다
도매상가에 도착해서야 서둘러 피어나는 꽃들
도시의 사람들은
장미 향기에 섞인 휘발유 냄새를 눈치채지 못한다
한 송이 장미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봄부터 소쩍새가 아니라
칠에서 십삼 리터의 물이 필요하단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많은 휘발유가 필요하겠지
스무 송이의 자연,
조각난 향기,
피어나기가 무섭게 말라가는 꽃잎들,
퇴비더미가 아니라 소각장에 던져질 장미 한 다발
오늘은 보이지 않는 탄소 발자국을 따라가 보자
한 다발의 장미가 피고 질 때까지
⸻계간 시 전문지 《포지션》 202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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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 1966년 충남 논산 출생.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서정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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