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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묻는다 (외 2편) 본문
바람이 묻는다 (외 2편)
권순학
바람에게도 무늬가 있다
향이 있다
이름만으로 느껴지는 그 멋과 맛
수없이 의심하고
더 많이 돌아서는 습관 아닌
늘 낮은 곳으로 향하는
그녀의 천성 닮았다
얼음 풀린 금강가
멈칫대는,
한 줄기 바람 있다
아주 오래전 고향 떠나왔을 그것
희미하지만 익숙한 맛과 멋
돌아올 기약 없이 떠나는 누군가
묵은 자개장롱 깊숙한 곳에서 꺼낸 친정 같기도
눈물로만 열릴 유언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안녕을 물어오는 그 바람
수소(水素)
그녀 이름은 H
주민등록번호는 가장 빠른 1
뭐든 맨 앞은 비중 있기 마련인데
성질부터 주변과는 딴판인 그녀
누구는 경망스럽다 하지만
스스로 탈 줄 알고 폭발할 줄 안다
몸도 마음도 이름 따른 그녀
우리들 넷 중 셋이 그녀라니
몸과 마음 거의 그녀 것일 게다
밤낮 주변만 맴도는 그녀에겐
손발 놀려 안팎 먹여 살린 흔적
우글쭈글 껍질 있고
그 안에 허공 아닌 내공 있다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 한가운데
아무것도 아니라지만
뒤집히면 천지개벽하는 무언가 있다
먼저 떠난 누구도 그랬었다
이면지
가진 것 많아도 쓸 데 없는 이쪽과
가진 것 없어도 쓸 데 많은 저쪽
밤의 책장을 넘기듯
꼬기작꼬기작 접힌 이면지를 펼치면
비록 팽팽하진 않지만
빛과 그림자가 나타나죠
그때 이쪽과 저쪽을
엄지와 검지로 아주 살살 비벼 보아요
어둔 골목길 담벼락에 머리 기대고
기도하는 사람이 보일 거예요
종이 뒤에 선 사람의 숨결이 만들어내는
무소유의 세상
그 세상이 얼마나 따듯한지
금방 알게 될 거예요
⸻시집 『너의 안녕부터 묻는다』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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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학 / 대전 출생.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및 대학원 졸업, 일본 동경공업대학에서 시스템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 2012년 《시와 시학》 등단. 시집 『바탕화면』 『오래된 오늘』 『너의 안녕부터 묻는다』. 저서 『수치해석기초』. 현재 영남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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