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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1 월 - 오세영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풍경이 있는시

1 월 - 오세영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1. 7. 12:36

                                                                                                                             사진- 정길섭 작가님

 

1월/ 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오세영/ 전남 영광 출생, 전남 장성, 전북 전주에서 성장.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졸업, 동대학 문학박사.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미국 버클리대 및 체코 챨스대 방문교수. 아이오아대학교 국제 창작프로그램 참여.

1965-6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시간의 뗏목', '봄은 전쟁처럼', '문열어라 하늘아', '무명연시',

'사랑의 저쪽', '바람의 그림자' 등. 학술서로 '20세기 한국시 연구', '상상력과 논리', '우상의 눈물', '한국현대시

분석적 읽기', '문학과 그 이해' 등.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만해상 문학부문 대상, 시협상, 김삿갓문학상,

공초문학상, 녹원문학상, 편운문학상, 불교문학상 등 수상.



                         

                        Albatrosz / 젠트페터리 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