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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여승 - 백석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풍경이 있는시

여승 - 백석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1. 13. 17:23

 

 

 

여승/ 백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정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 아이를 때리며 가을밤 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아침명상[명상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