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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본문
[오디오 명시산책, 한국현대대표시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 시낭송/이서윤
이상화(1901~1943)/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같은 민족시를 발표하여 민족정신을 드높였다. 본관은 경주. 호는 무량·상화·백아. 아버지 시우와 어머니 김신자(金愼子)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나 7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정 사숙에서 큰아버지 일우에게 교육을 받았다. 1916년 경성중앙학교에 입학해 1919년 수료하고, 강원도 일대를 방랑했다. 3·1운동이 일어나자 대구학생운동에 참여하고 백기만과 함께 거사하려다 사전에 발각되어 잠시 서울에 피신했다.
1921년 현진건의 추천으로 〈백조〉 동인에 가담했고, 1922년 프랑스 유학을 목적으로 도쿄[東京]로 건너가 아테네 프랑세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다 관동대지진으로 귀국했다. 1925년 박영희·김기진 등과 함께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에 참여했고, 1927년 대구에 돌아왔으나 여러 번 가택수색을 당했으며 의열단 이종암사건에 말려들어 구금되기도 했다. 1937년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친형인 이상정 장군을 만난 이유로 5개월 정도 옥살이했다.
1934년 〈조선일보〉 경상북도총국을 경영했으나 실패하고, 1937년 이후 교남학교에서 영어와 작문을 가르쳤는데, 이때 "피압박 민족은 주먹이라도 굵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교남학교에 권투부를 신설했다. 1940년 학교를 그만두고 독서와 연구에 몰두하며 〈춘향전〉을 영역하고 〈국문학사〉·〈불란서 시 평석〉 등을 기획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위암으로 죽었다. 1946년 경상북도 대구 달성공원에 상화시비가 세워졌다.
문학세계
1922년 〈백조〉창간호에 시 〈말세의 희탄〉·〈단조 單調〉를 발표하고, 이어 〈가을의 풍경〉(1922. 5)·〈나의 침실로〉(1923. 9)·〈이중의 사망〉(1923. 9) 등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초기 시는 주로 감상과 낭만, 퇴폐와 병적 관능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나의 침실로〉에서는 오지 않는 애인 '마돈나'를 혼자 기다리는 마음을 여러 상징들을 동원해서 보여주었고 신비롭고 관능적인 표현을 썼다. 이 작품은 기법상 미숙한 점도 있으나 시상이 풍부하며, 여기서의 '마돈나'는 '아씨'도 되고 '마리아'도 된다.
1925년을 전후해서 당대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개벽〉 5월호에 발표한 시 〈구루마꾼〉·〈엿장사〉·〈거러지〉 등과 평론 〈무산작가와 무산문학〉(개벽, 1926. 1~2)·〈문예의 시대적 변위와 작가의 의식적 태도〉(문예운동, 1926. 1) 등을 발표했다. 1926년 〈개벽〉 6월호에 발표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지은이의 반일 민족의식을 표현한 대표시로 비탄과 허무, 저항과 애탄이 깔려 있다.
국토는 잠시 빼앗겼을 망정 우리에게 민족혼을 불러일으킬 '봄'은 빼앗길 수 없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초기 시에서 볼 수 있는 까다로운 한자어를 피하고 순한글로 썼을 뿐 아니라, 각 연의 2·3행을 길게 했는데 이러한 의도적인 시어와 행배열로 가락이 힘차고 거센 격정을 느끼게 한다. 그밖에 산문시로 〈금강송가〉(여명, 1925. 6)·〈몽환병〉(조선문단, 1925. 10) 등이 있다. 그는 민족주의 일념으로 피압박 민족의 비애와 그에 대한 저항으로 살아온 시인이다. 때로는 나라를 잃은 비애를 잊어보려고 관능의 도취에 빠져들기도 했으나, 그것이 그의 본령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집으로 〈늪의 우화〉(1969)·〈나의 침실로〉(1977)·〈석인상 石人像〉(1984) 등이 있다. -이상 다음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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