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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자리/ 구상 본문
꽃자리/ 구상
시낭송 이서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나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구상/1919~2004. 서울 이화동 출생. 본명은 구상준(具常俊). 원산 근교 덕원의 성 베네딕도 수도원 부설 신학교 중등과 수료 후 일본으로 밀항, 1941년 일본 니혼 대학(日本大) 전문부 종교과 졸업. 1946년 원산에서 시집'응향(凝香)' 필화 사건으로 월남. '북선매일신문'기자생활을 시작으로 하여 20여 년 넘게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와 사회평론을 씀. 영국, 프랑스, 스웨덴,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시집 출간. 동서양의 철학이나 종교에 조예(造詣)가 깊어 존재론적·형이상학적 인식에 기반한 독보적인 시세계를 이룩한 시인. 현대시의 고비마다 강렬한 역사의식으로 사회현실에 문필로 대응, 남북에서 필화(筆禍)를 입고 옥고를 치르면서까지 지조를 지켜 온 현대 한국의 대표적인 전인적 지성이다.금성화랑무공훈장, 대한민국 문학상, 대한민국 예술원상, 국민훈장 동백장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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