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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바람의 무늬 (외 2편)/이태수 본문
바람의 무늬 (외 2편)
이태수
봄 같지 않게 스산한 날
떨어지며 흩날리는 벚꽃들을 바라본다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면
이른 봄날 내리던 눈송이들로 보인다
창밖에 바람 불고 있듯이
가슴에도 써늘한 바람이 불어서일까
창유리 저쪽같이 이쪽도
유리알같이 투명하게 아픈 바람무늬들
풍란이 나를 넌지시 본다
무명無明 길
산 넘으면 산이,
강을 건너면 강이 기다린다
안개 마을 지나면 또 안개 마을이,
악몽 벗어나면 또 다른 악몽이
내 앞을 가로막는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듯이
잠자도 깨어나도 산 첩첩 물 중중,
아무리 가도 제자리걸음이다
눈을 들면 먼 허공,
그래도 산을 넘고 강을 건넌다
안개 헤치며 마을을 지나 마을로
악몽을 떨치면서 걸어간다
무명 길을 간다
잠깐 꾸는 꿈같이
담담해지고 싶다
말은 담박하게 삭이고
물 흐르듯이 걸어가고 싶다
지나가는 건 지나가게 두고
떠나가는 것들은 그냥 떠나보내고
이 괴로움도, 외로움도, 그리움도
두 팔로 오롯이 그러안으며
모두 다독여 앉혀놓고 싶다
이슬처럼, 물방울처럼
잠깐 꾸는 꿈같이
⸺시집 『유리창 이쪽』 2020, 제53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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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 / 1947년 경북 의성 출생.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자유시〉동인으로 활동. 시집 『그림자의 그늘』 『우울한 비상(飛翔)의 꿈』 『물속의 푸른 방』 『안 보이는 너의 손바닥 위에』 『꿈속의 사닥다리』 『그의 집은 둥글다』 『안동 시편』 『내 마음의 풍란』 『이슬방울 또는 얼음꽃』 『침묵의 결』 『따뜻한 적막』 『내가 나에게』 『유리창 이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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