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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산책]/이서윤 시낭송모음

길/ 김기림

시낭송행복플러스 2021. 10. 28. 05:03

 

 

[한국현대대표 시낭송] 이서윤 시낭송

 

 

김기림

 

 

 

나의 소년 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저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주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다녀갔다. 까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 지를 모른다는 동구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아 멍하니 기다려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준다.

 

 

 

 

김기림/ 1908~사망. 본명은 김인손, 호는 편석촌(片石村). 영국 비평가 I.A. 리처즈의 이론을 도입해 모더니즘 시이론을 세우고, 그 이론에 따른 시를 썼다. 1921년 보성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으나 곧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릿쿄[立敎] 중학에 편입했다. 1926년 일본대학 문학예술과에 입학, 1930년 졸업 후 바로 귀국했다. 같은 해 4월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듬해 고향에 내려가 무곡원(武谷園)이라는 과수원을 경영했다.

1933년 이태준·정지용·이무영·이효석 등과 함께 구인회 를 조직했다. 1936년 일본 센다이[仙臺]에 있는 도호쿠대학[東北大學]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1939년 졸업과 함께 귀국해 〈조선일보〉 기자생활을 계속했다. 1942년에는 경성중학교 영어 교사를 지냈는데, 이때 배운 제자가 시인 김규동이다.

1945년 가족과 함께 월남하여 중앙대학교·연세대학교 강사를 거쳐 서울대학교 조교수, 신문화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1946년 2월 8일에 열린 제1회 조선문학자대회에서 '조선 시에 관한 보고와 금후의 방향'이라는 연설을 했다. 같은 해 임화·김남천·이태준 등이 중심이 된 구인회 에 참여하여 시부위원회(詩部委員會) 위원장을 맡았다. 6·25전쟁 때 납북되어 1988년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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