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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성에꽃/최두석 본문
[한국현대대표시] 이서윤 시낭송
성에꽃
최두석
새벽 시내버스는
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
어제 이 버스를 탔던
처녀 총각 아이 어른
미용사 외판원 파출부 실업자의
입김과 숨결이
간밤에 은밀히 만나 피워낸
번뜩이는 기막힌 아름다움
나는 무슨 전람회에 온 듯
자리를 옮겨 다니며 보고
다시 꽃이파리 하나, 섬세하고도
차가운 아름다움에 취한다
어느 누구의 막막한 한숨이던가
어떤 더운 가슴이 토해낸 정열의 숨결이던가
일없이 정성스레 입김으로 손가락으로
성에꽃 한 잎 지우고
이마를 대고 본다
덜컹거리는 창에 어리는 푸석한 얼굴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
최두석 시인 (1955~) 전남 담양출생. 시인. 문학평론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교수로 재직. 시집으로 '대꽃', '임진강', '성에꽃',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꽃에게 길을 묻는다', '투구꽃', '등이 있고' 평론집으로 '시와 리얼리즘'을 간행. 2010년 제 3회 오장환문학상등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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