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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고요한 봄/ 최태랑 본문
[감성시낭송] 고요한 봄/시 최태랑, 시낭송/이서윤
고요한 봄
최태랑
북한산 능선 길 그늘에 앉아 봄을 쬔다
그늘을 넓히느라 적송은
파란 손가락을 내미는 중이다
우듬지까지 수액이 흐르면 나무는
하늘과 한 뼘 가까워질 것이다
저 산 아래 흐르는 강도 봄을 낳는 중이다
물고기들이 단맛 든 강물을 찍어 먹는 사이
비늘처럼 윤슬이 튀어 오른다
강은 먼 기억을 품은 채 흐르고
나무는 부지런히 봄볕을 떠먹는다
마음이 몸을 부축하고 걷는 길
혼자서는 목이 메어 도시락 내려놓고
터벅터벅 외로움을 더듬는다
앞서간 것들이 그리운 봄날
너덜대는 마음 하루재에 앉혀두고
이제는 버려야 할 것과 지니고 갈 것,
흑백의 풍경을 분리해 본다
바람에 팔 하나를 내어주는 나무처럼
나는 누구에게 나를 내어줄까
어느 봄날
잊었던 나를 불러내어 고요히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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