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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한 잎의 여자/오규원 본문
[한국현대대표시] 한 잎의 여자/오규원, 시낭송/이서윤 #물푸레나무#겸손#사랑#명시
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오규원/(1941~2007)경남밀양출신. 197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 1961년 부산사범학교 졸업, 1968년 동아대학교 졸업.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 역임. 언어와 이미지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시 쓰기 방식 자체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와 실험의식을 보여주었다. 시집으로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1995),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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