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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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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폭포/임동확

시낭송행복플러스 2022. 6. 28. 06:59

[한국현대대표시 ] 구성폭포/ 임동확, 시낭송/이서윤 #구성폭포#청평사#오봉산

 

구성폭포

 

  임동확

 

 

이루지 못한 것들이 내는 소리가

어찌 아홉 가지뿐이겠는가

눈 쌓인 계곡 얼음장 속에서도

연신 목숨처럼 이어져 흘러내린 슬픔들이

이제야 한껏 소리 내어 울어보기라도 하듯

그만 넋을 놓아버린 그 자리

수직의 절벽마다 흰 거품이 상사뱀처럼 엉겨붙는다

그나마 잊혀지지 않기 위해 한켠의 돌탑으로 똬리를

틀거나

흔적도 없이 휩쓸려 가버린 세월들을 기억하며

다시는 거슬러가거나 반복할 수 없는 것들이

저를 부르는 적막 속으로 망명도생(亡命圖生)하고 있다

오로지 단 한 번의 순간만 있는,

그러기에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나누거나 가늠해볼 수 없는 것들이

그 어디 아홉 가지뿐이겠느냐며

그때마다 겨울 폭포는 가둘 수 없는 울음을 토해내듯

더욱 깊어진 제 안의 물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잠시나마 붙잡거나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살아 솟구쳐 오르다가 더러 얼음기둥이 되어.

  

 

나는 오래 전에도 여기 있었다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