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풍경이 있는 시
- 시낭송행복플러스
- 명시낭송
- 허준
- 허준박물관
- 현대시
- 윤동주
- 장수길
- 이서윤시낭송
-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 이서윤 시낭송
- 시인
- 축시낭송
- 이서윤 시인
- 시낭송
- 시낭송아카데미
- 신춘문예
- 한국명시낭송클럽
- 한국명시
- 애송시
- 명시
- 풍경이 있는시
- 강서구민회관 시낭송반
- 좋은시
- 한국명시낭송
- 세계명시
- 강서구민회관시낭송
- 이서윤
- 문학
- 동의보감
- Today
- Total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9월의 시 모음(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 외 ) 본문
사진-다음카페이미지
9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9월/ 헤세
정원이 슬퍼한다
꽃송이 속으로 빗방울이 차갑게 스며든다
임종을 향하여
여름이 가만히 몸을 움츠린다
높은 아카시아나무에서
잎이 황금빛으로 바래져 하나씩 떨어진다
죽어 가는 정원의 꿈 속에서
여름은 놀라고 지쳐 웃음 짓는다
여름은 아직도 장미 곁에
한참을 머물며 위안을 찾다가
그 크고 지친 눈을
조용히 감는다
9월이/ 나태주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대추는 대추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너는
내 가슴속에 들어와 익는다.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서
서서히 물러가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를 떠나야 하고
너는
내 가슴속을 떠나야 한다
9월/ 목필균
9월이 오면
앓는 계절병
혈압이 떨어지고
신열은 오르고
고단하지 않은 피로에
눈이 무겁고
미완성 된 너의 초상화에
덧칠되는 그리움
부화하지 못한
애벌레로 꿈틀대다가
환청으로 귀뚜리 소리 품고 있다
9월/ 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9월과 뜰/오규원 (1941-2007)
8월이 담장 너머로 다 둘러메고
가지 못한 늦여름이
바글바글 끓고 있는 뜰 한켠
까자귀나무 검은 그림자가
퍽 엎질러져 있다
그곳에
지나가던 새 한 마리
자기 그림자를 묻어버리고
쉬고 있다
9월의 시/(함형수(시인 1914-1946)
하늘 끝없이 멀어지고
물 한없이 차지고
그 여인 고개 숙이고 수심지는 9월.
기러기 떼 하늘가에 사라지고
가을 잎 빛 없고
그 여인의 새하얀 얼굴 더욱 창백하다.
눈물 어리는 9월.
9월의 풍경은 애처로운 한 편의 시.
그 여인은 나의 가슴에 파묻혀 우다
9월의 시/ 문병란(시인 1935- )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 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구월의 시/ 조병화(시인 1921-2003)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9월이 온다 / 박이도(1938 - )
9월이 오면
어딜론가 떠나야 할 심사
중심을 잃고 떨어져갈
적, 황의 낙엽을 찾아
먼 사원의 뒤뜰을 거닐고 싶다
잊어버린 고전 속의 이름들
내 다정한 숨소리를 나누며
오랜 해후를, 9월이여
양감으로 흔들리네
이 수확의 메아리
잎들이 술렁이며 입을 여는가
어젯밤 호숫가에 숨었던 달님
혼사날 기다리는 누님의 얼굴
수면의 파문으로
저 달나라에까지 소문나겠지
부푼 앞가슴은 아무래도
신비에 가려진 이 가을의 숙제
성묘 가는 날
누나야 누나야 세모시 입어라
석류알 타지는 향기 속에
이제 가을이 온다
북악을 넘어
멀고 먼 길 떠나온 행낭 위에
가을꽃 한 송이 하늘 속에 잠기다
가을편지2/ 나호열
9월
바닷가에 써 놓은 나의 이름이
파도에 쓸려 지워지는 동안
9월
아무도 모르게
산에서도 낙엽이 진다
잊혀진 얼굴
잊혀진 얼굴
한아름 터지게 가슴에 안고
9월
밀물처럼 와서
창 하나에 맑게 닦아 놓고 간다
9월의 기도/ 박화목(시인 1924-2005)
가을 하늘은 크낙한 수정 함지박
가을 파란 햇살이 은혜처럼 쏟아지네
저 맑은 빗줄기 속에 하마 그리운
님의 형상을 찾을 때, 그러할 때
너도밤나무 숲 스쳐오는 바람소린 양
문득 들려오는 그윽한 음성
너는 나를 찾으라!
우연한 들판은 정녕 황금물결
훠어이 훠어이 새떼를 쫓는
초동의 목소리 차라리 한가로워
감사하는 마음 저마다 뿌듯하여
저녁놀 바라보면 어느 교회당의 저녁종소리
네 이웃을 사랑했느냐?
이제 소슬한 가을밤은 깊어
섬돌 아래 귀뚜라미도 한밤내 울어예리
내일 새벽에는 찬서리 내리려는 듯
내 마음 터전에도 소리 없이 낙엽 질 텐데
이 가을에는 이 가을에는
진실로 기도하게 하소서
가까이 있듯 멀리
멀리 있듯 가까이 있는
아픔의 형제를 위해 또 나를 위해
9월이 오면/ 김향기
웃자라던 기세를 접는
나무며 곡식들,
잎마다 두텁게 살이 찌기 시작하고
맑아진 강물에 비친 그림자도 묵직하다.
풀벌레 노래 소리
낮고 낮게 신호 보내면
목청 높던 매미들도 서둘러 떠나고
들판의 열매들마다 속살 채우기 바쁘다.
하늘이 높아질수록
사람도 생각 깊어져
한줄기 바람결에서 깨달음을 얻을 줄 알고,
스스로 철들어가며 여물어 가는 9월.
9월/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가을 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 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 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아름다운 시편들 > 주제별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에 관한 시 모음 (0) | 2015.04.29 |
---|---|
[스크랩] 11월에 관한 시모음 (0) | 2014.11.03 |
서시 모음(윤동주 시인의 서시외) (0) | 2014.08.17 |
[스크랩] 8월의 시 모음 (0) | 2014.08.04 |
함민복 시인 시모음 (0) | 2014.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