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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무의도/ 공광규 본문
사진-다음카페이미지
무의도/ 공광규
거잠포구 지나 잠진 선착장에서 뱃길 따라
소주 반 병 마시는 사이에 도착하는 섬이 있다
봄에는 파도가 벚나무와 아카시나무에 흰 포말을 올려놓고 가고
가을에는 노을이 나뭇잎을 물들이고 가는 섬
썰물에 가슴을 열어 실미도에 길을 열어주고
갈비뼈를 꺼내 소무의도에 다리를 걸쳐준 섬
사랑을 선택한 남자가 민박집 여자와 소라고동을 삶으며 산다는
소주 반 병으로 취해도 좋을 섬
육지에서 도망친 갈매기눈썹을 한 여자와 살림을 차려
갈매기처럼 통통한 아이를 낳고 싶은 섬이다
-시집 (『담장을 허물다』 2013 창비)
공광규 시인/ 1960년 서울 돈암동에서 태어나 충남 청양에서 자랐다. 동국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1986년 월간 ≪동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대학 일기≫,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
≪소주병≫, ≪말똥 한 덩이≫, ≪담장을 허물다≫, ≪얼굴반찬≫, 시 창작론인 ≪이야기가 있는 시 창작 수업≫, 논문집
≪신경림 시의 창작 방법 연구≫, ≪시 쓰기와 읽기의 방법≫이 있다. 제4회 윤동주상 문학대상, 제16회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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