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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감자밭/ 오탁번 본문
감자밭
오탁번
흙냄새 향기로운 감자밭 이랑에
하양 비닐을 씌우는
농부 내외의 주름진 이마에는
따사로운 봄볕이 오종종하다
서방은 비닐을 앞에서 끌고
아낙은 뒤에서 그걸 잡고 있는데
비닐 끝을 흙으로 덮기도 전에
자꾸 앞으로 나가니까
소를 몰 때 하듯이 아낙이 말한다
ㅡ워! 워!
그 말을 듣고
서방이 씩 웃으며 한마디 한다
ㅡ워,라니?
흙을 다 덮은 아낙이 말한다
ㅡ이랴! 이랴!
산방에 들어가는 새댁처럼
가지런한 감자밭 이랑은
물이랑 되어 찰랑이는 비닐을
비단 홑이불처럼 덮고
제 몸을 어루만져주기를 기다린다
농부 내외는
바소쿠리에 가득한 씨감자 눈을
비닐을 뚫고 하나하나 꾹꾹 심는다
멧돼지와 고라니들이 내려와
감자를 반나마 나눠먹을 테지만
주먹만 한 감자알을 떠올리며
새흙을 덮어 다독여준다
감자밭 이랑은
아기를 잉태한 새댁처럼
다소곳이 엎드린 채
감자알이 여무는
하짓날 긴긴 해를 꿈꾸고 있다
ㅡ(『눈 내리는 마을 』, 시인생각, 2013)
오탁번 시인/ 1943년 충북 제천과 강원도 원주에서 나고 자랐으며,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석사, 박사를 받았다. 고등학생 시절인 1962년 시 「걸어가는 사람」이 학원문학상에 당선, 이후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철이와 아버지」가, 그 다음해엔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순은이 빛나는 이 아침에」가, 1969년엔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처형의 땅」이 당선되어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육군사관학교 교수부 국어과와 수도여자사범대학 국문학과를 거쳐 1978년 8월 31일부터 2008년 8월 31일까지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이후 2008년에 사단법인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하였다. 시집 『아침의 豫言』, 『너무 많은 가운데 하나』, 『생각나지 않는 꿈』, 『겨울강』, 『1미터의 사랑』, 『벙어리장갑』, 『손님』,과 소설집 『處刑의 땅』, 『내가 만난 女神 』, 『절망과 기교』, 『저녁연기』, 『새와 十字架』, 『혼례』, 『겨울의 꿈은 날 줄 모른다』, 『純銀의 아침』『사랑하고 싶은 날』 등이 있으며 시론집 『現代文學 散藁』, 『韓國 現代詩史의 對位的 構造』, 『현대시의 이해』, 『오탁번 詩話』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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