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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통일 전망대/ 김행숙 본문
통일 전망대
김행숙
북한 땅을 보러 갔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러 갔습니다.
사실은 찬바람을 쐬러 갔습니다.
우리는 소나타를 몰고 기분 전환을 좀 하자고 갔습니다
저기가 북쪽이야, 누군가 말했습니다.
그런 말은 밤하늘의 별자리를 가리키면서 하는 말이 아닌가요?
그러자 당신은 폼을 잡으며 루카치의 글귀를 읊조렸어요
"별빛이 갈 길을 환히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이제 내가 말할 차례였는데요,
재치 있게 대꾸하고 싶었는데 그만, 에에에에ㅡ취 재채기가 터져나왔어요.
그날 우리는 서로를 웃기려고 대단히 노렦했어요.
—(『2016 오늘의 좋은시 』푸른사상 2016)
김행숙 시인/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문학이란 무엇이었는가』, 『창조와 폐허를 가로지르다』, 『마주침의 발명』, 『에로스와 아우라』 등이 있고 시집으로 『사춘기』, 『이별의 능력』, 『타인의 의미』,『에코의 초상』등이 있다. 노작문학상을 받았으며 현재 강남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계간 《세계의 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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