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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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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풍경이 있는시

[스크랩] 길 - 김기림

시낭송행복플러스 2013. 10. 15. 10:25

 

 

                                                                                                                  사진 - 배상수 (시인)작가님

 

 

길 / 김기림

 

 

 

나의 소년 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 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져 때 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아 멍하니 기다려 본다
그러면 어느 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준다.
   

 


   
 

 

출처 : 한국명시낭송클럽
글쓴이 : 이서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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