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문학
- 이서윤 시인
- 한국명시
- 윤동주
- 이서윤 시낭송
- 애송시
- 축시낭송
- 명시낭송
- 강서구민회관시낭송
- 장수길
-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 허준박물관
- 허준
- 세계명시
- 시인
- 명시
- 현대시
- 동의보감
- 한국명시낭송클럽
- 시낭송
- 한국명시낭송
- 풍경이 있는시
- 좋은시
- 시낭송행복플러스
- 신춘문예
- 이서윤
- 시낭송아카데미
- 이서윤시낭송
- 강서구민회관 시낭송반
- 풍경이 있는 시
Archives
- Today
- Total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하관/ 마경덕 본문
하관
마경덕
반듯한 오후 한 시의 귀퉁이가 허물어지고
세상의 끝, 출구는 없었다
어머니는 마지막 인사를 두 손에 쥐고
갱도를 따라 캄캄한 막장으로 들어가셨다
알고 보니 죽음은
생전의 걸음처럼 뒤뚱뒤뚱 무게를 달아 눕히는 것
얼마나 모진 삶이었는지 관이 기우뚱거리고
멀어서, 바빠서, 힘들어서
이런 저런 핑계가 매달려 고인의 무릎이 휘청거렸다
빙 둘러서서
밀린 불효를 지우듯 몇 삽의 흙을 끼얹고 남은 울음까지 얹어드렸다
입을 가슴에 묻고 가신 어머니, 아홉 자식의 허물을
한 마디도 흘리지 않으셨다
호상이라는 말로 서로를 위로했다
긴 병치레에 통장의 잔고는 바닥이 나고
유산 한 점 없어 멱살잡이할 이유가 없었다
빗물에도 녹슬지 않는 단단한 흙
고인의 한숨이 새지 않도록 인부들은 시룻번을 붙이듯
봉분을 다졌다
지상에서 치르는 마지막 못질이었다
—시집 (『사물의 입』2016, 시와 미학시인선)
마경덕 시인/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신발論』『글러브 중독자』『사물의 입』.
'아름다운 시편들 > 명시.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사(螺絲)/윤성택 (0) | 2016.08.24 |
---|---|
꽃의 블랙홀/ 김길나 (0) | 2016.08.24 |
적막/ 고영민 (0) | 2016.07.28 |
얼음/ 정일근 (0) | 2016.07.28 |
아름다운 책/ 공광규 (0) | 2016.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