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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바다/백석

시낭송행복플러스 2016. 12. 4. 10:54



바다


  백석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뒷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눌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섦기만 하구려



 *개지꽃: '나팔꽃'의 평안북도 방언

 *쇠리쇠리하야: '눈부시다'의 평안북도 방언



     ㅡ 『사슴(현대어판)』 더스토리, 2016)



백석 시인/ 본명은 백기행. 1912년 평북 정주 출생. 1929년 오산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아오야마 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1934년 귀국,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여 기자생활을 하였다.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와 아들」이 당선되었으며, 1935년 시 「정주성」을 조선일보에 발표하여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방언을 즐겨 쓰면서도 모더니즘을 발전적으로 수용한 시들을 발표하였으며, 「통영」「적막강산」「북방」등 그의 대표작들은 실향의식을 한국 고유의 가락에 실어 노래한 향토색 짙은 서정시이다.1957년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를 발표했다. 해방 후 북한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으나 지금은 토속적이고 민족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우리나라 대표 시인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광복 후에 고향에 머물다 1963년을 전후하여 협동농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자에 의해 사망연도가 1995년으로 수정되었다.백석은 분단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시인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토속적이고 정겨운 언어로 쓴 시들을 발표하며 우리 민족과 문화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소박한 우리 방언으로 전통적인 세계를 그려낸 백석의 작품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뛰어난 문학성과 민족정신을 통해 깊은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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