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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Ghost/강성은 본문
Ghost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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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 유모차를 밀며 가는 젊은 여자
한없이 맑은 고층빌딩 유리창으로
날마다 날아가 부딪히는 여자
여름에도 겨울에도 맨발로 다니는 여자
혼자 동물원에 가는 여자
눈이 내릴 땐 죽고 싶은 여자
불가능과 불가해와 영원이라는 말을 늘 생각하는 여자
파도가 검은 빛으로 변하는 걸 지켜보는 여자
죽은 아이를 업고 다니면서도
왜 이리 무거운지 모르는 여자
달리는 자동차가 뒤집혀도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도
깊은 밤 거울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가라앉아도
다시 살아 기어 나오는 여자
아름다움을 슬픔으로
사랑을 고통으로 아는 여자
그날 이후 얼음이 된 여자
얼음을 도끼로 내리치는 여자
매일 밤 베틀 앞에서 자신의 수의를 짜는
죽지 않는 늙은 여자
—《현대시》2017년 2월호
강성은 / 1973년 경북 의성 출생. 2005년《문학동네》로 등단. 시집『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단지 조금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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