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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위험한 독해/안웅선 본문
위험한 독해
안웅선
여기는 곡식들의 땅
헛간에는 모래가 가득하다
씨앗들은 어디로 갔나 노래로만 기억하는 저녁이 오는데 시들어버릴 골목들을 위해 여행지에서 사야하는 한 송이 꽃들의 씨앗은
벽돌로 장식한 바닥 위에는 흙으로 만든 인형들이 무너지는
너의 모든 세상
너의 눈물로 나는 나만의 것이 아닌 세상 끝 풍경을 그려냈지
감정은 헤매기 위해 레일을 비틀고
증오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도록 손을 씻는다
걱정하지 마, 속지 마,
모래의 세상이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옥수수 밭일 뿐이야
접어둔 페이지로 되돌아와 이제 나는 너를 미워할 수도 있겠다 모서리에 베여 피를 흘릴 수도 있겠다 나무에서 떨어진 벌레를 발로 밟아 그릴 불운을 선물할 수도 있지
한때의 어엿한 애인으로 지나쳐야 하니까 하나의 끼니를 나누고 물을 포도주로 바꾸고 악보를 읽고 외국어를 공부해야 하니까
너는 내 미래에 석고를 부어 청동의 요새를 만든다
인간이라는 아직 읽지 않은 기쁨
시든 골목은 아름다워라 우리는 아직 발도 들여놓지 못했는데
—《시와 반시》2016년 겨울호
안웅선 / 1984년 전남 순천 출생. 고려대 국문과 졸업,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2010년《세계의 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