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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냉이꽃/송찬호 본문
냉이꽃
송찬호
박카스 빈 병은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신다가 버려진 슬리퍼 한 짝도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금연으로 버림받은 담배 파이프도 그 낭만적 사랑을 냉이꽃 앞에 고백하였다
회색 늑대는 냉이꽃이 좋아 개종을 하였다 그래도 이루어질 수 없는 긴 울음을 남기고 삼나
무 숲으로 되돌아갔다
나는 냉이꽃이 내게 사 오라고 한빗과 손거울을 아직 품에 간직하고 있다
자연에서 떠나온 날짜를 세어본다
나는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ㅡ(『분홍 나막신 2016』2016, 문학과 지성사)
송찬호/1959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경북대 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 6호에 「금호강」 「변비」 등을 발표하면서 시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이 있으며, 2000년 동서문학상과 같은 해 김수영문학상, 2008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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