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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벌레 먹은 채소를 찾습니다/정영선 본문
벌레 먹은 채소를 찾습니다
정영선
금쪽같은 자슥들 입으로 쏙쏙 들어갈 것인디 어찌 독한 농약 함부
로 뿌리겄냐 때깔은 이리 풍신나도 요런 것이 몸에는 이로운 것잉께
이파리 하나도 버리지 말라시며 구멍 숭숭 뚫려 벌레들이 먹다 남긴
채소들을 봉다리 봉다리 풀어 꺼내 놓으시던 어머니
당신 덩치보다 큰 마대자루에 고향 텃밭 가득 담아 버스에 싣고 와
서 전라도 사투리 집안 가득 쏟아내면 볼품 없던 풍성귀는 맛있는 나
물 되고 구수한 국이 되어 자식들 입 속으로 들어가고 합죽한 어머니
입에서는 보름달이 둥실둥실 떠올랐다
백화점 마트에는 매끈하고 잘생긴 채소만 진을 친다 벌레 먹은 채
소는 어디 없나요, 하고 외치고 싶어진다
ㅡ계간《불교문예》 신인상 2016 가을호
정영선/전북장수출생.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석사졸업. 불교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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