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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바람 속에/밥 딜런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시가 있는 하루

불어오는 바람 속에/밥 딜런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7. 13. 08:09



밥 딜런의 「불어오는 바람 속에」감상 / 김승희

 

 

불어오는 바람 속에

 

  밥 딜런(1941~)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한 인간은 비로소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래. 그리고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비둘기는 모래 속에서 잠이 들까?

그래. 그리고 얼마나 많이 하늘 위로 쏘아올려야

포탄은 영영 사라질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나의 친구여. 바람 속에 불어오고 있지.

대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네.

 

얼마나 오랜 세월을 버텨야

산은 바다로 씻겨 내려갈까?

그래. 그리고 얼마나 오랜 세월을 버텨야

어떤 이들은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그래. 그리고 한 인간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대체 몇 번이나 외면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나의 친구여. 바람 속에 불어오고 있지.

대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네.

 

얼마나 자주 위를 올려다봐야

한 인간은 비로소 하늘을 볼 수 있을까?

그래. 그리고 얼마나 많은 귀가 있어야

한 인간은 사람들 울음소릴 들을 수 있을까?

그래. 그리고 얼마나 많은 죽음을 겪어야

한 인간은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죽어버렸다는 걸 알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나의 친구여. 바람 속에 불어오고 있지.

대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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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의 노래는 진실한 호소를 담고 있다. 그는 세계를 지배하는 거대 담론에 대한 저항과 소문자 인간들의 아픔과 꿈과 사랑을 노래한다. “얼마나 많은 포탄을 쏘아 올려야/ 포탄은 영영 사라질 수 있을까?” 정말 영원한 인류의 질문이 아닌가. 대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고 한다.

 

  김승희 (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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