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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김소월 본문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김소월 (1902~1934)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 올라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엣 풀이라도 태웠으면!
철든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죽음이나 이별처럼 ‘가고 오지 못’하는 것들을 겪는 일, 가까운 이들과 갈라져서 뼛속 깊이 그 슬픔의 맛을 새기는 일인가. 따뜻하고 살갑던 관계도 “돌아서면 무심”해지고 냉랭해지는 일을 소름 돋도록 겪는 일인가. 잔머리 굴리는 데 능숙해지고 능글능글해지고 뻔뻔스러워져서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는 자신을 서글프게 바라보는 일인가.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소월의 내면에도 끝내 철들지 않으려는 아이가 있었나 보다. 이 소박한 갈망을 세상은 매몰차게 차버렸다. 산에 핀 꽃을 보며 ‘저만치 혼자서’ 살게 놔두지 않았다. 시인은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자신으로부터 맘껏 들볶이고 시달리도록 되어 있나보다. 몸과 마음이 많이 망가질수록, 자연과 절망적으로 단절될수록, 잃어버린 것들이 간절히 그리워질수록, 시는 아름다워지고 절절해지는 것인가.
김기택 (시인, 경희사이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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