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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팝콘들/ 김선미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8. 6. 12:56



팝콘들

 

  김선미


 

아카시아 꽃을 따왔다

흰 블라우스 단추를 풀다 말고

식탁 위에서 부풀어 오른다

치마 속에서

마가린 냄새가 난다

 

곧 터질 내면들이

뭔가를 속삭인다

 

두 발이 공중에

두둥실

떠오른다

 

오늘 나는 다정다감한 사람이 될 거고

내일은

마가린 공장이 문을 닫을 거다

 

속삭인다, 어둠들이

부푼 치마를 두손으로 붙잡으며

 

잘려도 뭉개져도 예쁘게 튀는 것들

버팅기면서 핀다

차례도 질서도 없이

사방이 꽉 막힌 세계 속에서

 

 

                    
       ㅡ  시집『마가린 공장으로 가요, 우리』(포지션, 2017. 7)에서



김선미 / 1965년 경기 안성 출생. 2009년 계간 《시에》로 등단.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시집 『마가린 공장으로 가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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