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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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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낙과/ 이덕규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8. 4. 14:48



낙과

 

  이덕규


 

떨어진 푸른 토마토를 주워다가

책상 끝에 올려놓았는데

며칠 사이에

붉은색으로 변했다

 

몇 번의

눈길을 준 것뿐인데

익지 않은 풋것의

시고 아린 맛에 대해

생각했을 뿐인데

 

더군다나 풋내기인 그에게

깊고 은밀한

연애에 대하여 말한 적은

더더욱 없는데

 

그는 언제 온몸의

핏줄에 비상등을 켜고 뒤늦게

그 푸르른 들판을 달려

저 붉디붉은

심경의 벼랑 끝에 섰을까

 


 

        —《포지션》2017년 여름호



이덕규 / 1961년 경기 화성 출생. 1998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밥그릇 경전』『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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